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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자보수의무와 손익상계, 상향시공 비용도 공제될까

원문https://www.nbntv.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24512 (새 창)

최승준-대표변호사(칼럼)

아파트 하자소송에서 시공자나 분양자가 설계보다 좋은 자재를 사용했거나 추가 공사를 했다는 이유로 그 비용을 하자보수비에서 빼달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상향시공에 실제 비용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서울고등법원 2017. 2. 10. 선고 2016나2013848 판결은 이 문제를 손익상계의 법리에 따라 판단했다.

건축공사에서 시공자는 계약과 설계도서, 시방서 등에 따라 목적물을 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 완성된 건축물이 계약에서 정한 성능이나 품질을 갖추지 못하거나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됐다면 하자가 문제될 수 있다. 보수가 필요하다면 하자보수청구를 할 수 있고, 일정한 경우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다.

하자소송에서 손해액은 통상 하자를 보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기초로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공자 측은 하자보수비를 줄이는 여러 사정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하자와 관계없는 다른 부분을 설계보다 좋은 사양으로 시공했다는 사정까지 당연히 손해액에서 공제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고등법원 2016나2013848 사건에서도 피고 측은 아파트 일부 항목을 설계도서보다 상향시공하거나 추가로 시공했다며 이에 투입된 비용을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손익상계가 가능한지였다. 손익상계는 채무불이행 등으로 손해를 입은 사람이 같은 원인으로 이익까지 얻은 경우 그 이익을 손해액에서 공제하는 법리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경제적인 이익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손해를 발생시킨 원인과 해당 이익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법원은 피고 측이 주장한 상향시공이나 추가공사가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된 시공상 잘못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설계보다 높은 수준으로 시공한 부분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하자의 원인이 된 시공상 잘못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면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향시공 및 추가공사에 들어간 비용을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해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무에서는 ‘좋은 자재를 사용했는가’보다 해당 상향시공과 문제된 하자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공종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한 책임을 전혀 다른 공종에서 사용한 고급 자재 비용으로 줄이려 한다면 손익상계가 인정되기 어렵다. 상향시공으로 발생한 이익이 하자를 발생시킨 채무불이행과 연결돼 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다.

계약 당사자의 합의 여부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공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자재의 사양을 높이거나 추가 공사를 했다면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발주자나 관련 당사자가 상향시공을 요청하거나 비용 부담에 합의했는지는 계약서와 설계변경 합의서, 공문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시공자나 분양자 입장에서는 상향시공이 필요하다면 변경 내용과 비용, 승인 여부를 문서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사후에 단순히 실제 공사비가 더 투입됐다는 사실만 주장해서는 하자보수비에서 해당 금액을 공제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 등 하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측에서도 감정서에 상향시공 비용이 산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볼 필요는 없다. 상향시공이 문제된 하자와 직접 관련되는지, 계약상 승인된 변경인지, 비용 부담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서울고등법원 2016나2013848 판결은 하자소송에서 상향시공이라는 사실만으로 손익상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상향시공에 비용이 투입됐더라도 하자의 원인이 된 시공상 잘못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 비용을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할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이다.

법무법인(유한) 성지 파트너스 최승준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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