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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준 변호사의 건설법률 상식-39]일괄하도급 금지 의무 위반에 따른 법적 제재 처분 및 그에 대한 대응방법

원문https://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339406 (새 창)

최승준 대표변호사(판례분석)

건설공사에서 원도급자가 실질적 시공·관리 책임 없이 공사 전부 또는 핵심 공정을 넘기는 일괄하도급은 영업정지나 형사처벌 등 중대한 제재를 받는다. 계약 형식과 상관없이 원도급자의 현장 통제 및 직접 관리 실태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되므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건설공사에서 하도급은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필수 수단이지만, 원도급자가 실질적으로 시공책임을 지지 않은 채 공사 전부 또는 핵심 부분을 넘기는 일괄하도급은 엄격히 제한된다. 위반이 인정되면 영업정지·과징금, 공공공사 하도급 참여제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전부터 실질적인 직접시공 및 현장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건설공사의 일괄하도급 금지제도는 단순히 계약형식을 규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도급받은 건설사업자가 자신의 시공능력, 기술력 및 관리책임을 바탕으로 공사를 수행하도록 해 부실시공, 안전사고, 불공정한 다단계 하도급 및 책임소재의 불분명을 방지하려는 제도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건설사업자에게 법령 준수, 품질·안전 확보 및 설계도서와 도급계약에 따른 성실한 업무수행의 책무를 부여한다. 일괄하도급 금지는 이러한 책무를 구체화하는 대표적 규율이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은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고 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사금액의 일정 비율’을 기계적으로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행령은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하도급하는 경우를, 부대공사를 제외한 주된 공사의 전부를 하도급하는 경우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공사를 남겨두었더라도 그 부분이 주변적·부대적 공사에 불과하고 공사의 실질적 핵심이 모두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일괄하도급에 해당할 수 있다. 반대로 하도급금액이 상당하더라도 원도급자가 주된 공사를 직접 수행하고, 실질적인 계획·관리·조정 및 시공책임을 부담했다면 곧바로 일괄하도급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실무에서는 공사대금 대비 하도급금액의 비율만으로 판단하는 오류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일괄하도급 여부는 전체 공사의 내용, 하도급 부분이 공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기능과 비중, 원도급자와 하수급인의 실제 시공내역, 각 당사자의 건설업 등록 업종, 현장에 배치된 기술인력, 자재·장비·노무·안전·품질·공정에 관한 관리 주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예컨대 원도급자가 골조, 주요 구조, 핵심 설비 등 주된 공정을 모두 특정 하수급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공사대금의 수령·지급이나 명목상 현장관리만 수행했다면, 소규모의 부대공사를 직접 맡았다는 사정만으로 일괄하도급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일괄하도급 금지에는 예외가 있다. 원도급자가 현장에서 인력·자재·장비·자금 관리, 시공관리, 품질관리 및 안전관리 등을 수행하고 그에 필요한 조직체계를 갖춘 경우, 공사를 2인 이상에게 적법하게 분할해 하도급할 수 있다. 특히 도급받은 공사를 전문공사업종별로 분할해 각각 해당 공종을 시공할 자격을 보유한 건설사업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전형적이다.

다만 하도급 업체가 둘 이상이라는 외형만으로 예외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원도급자가 실질적으로 현장을 통제하고 공사의 계획·관리·조정 기능을 수행했는지가 전제가 된다. 여러 업체와 형식상 계약만 체결한 뒤 특정 업체가 전체 공사를 지휘·시공하도록 둔 경우라면 예외 적용은 어려울 수 있다.

일괄하도급과 함께 유의할 것은 전문공사의 재하도급 및 등록업종 문제이다. 수급인은 도급받은 전문공사를 원칙적으로 하도급할 수 없고, 하수급인도 다시 하도급할 수 없다. 법에서 정한 발주자 또는 수급인의 서면승낙, 품질 또는 시공능률 향상의 필요성, 해당 업종의 등록자에 대한 하도급 등 제한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예외가 가능하다.

또한 1건 공사금액이 10억원 미만인 건설공사의 경우 일부를 종합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의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하는 것도 제한된다. 따라서 개별 하도급계약이 공종별로 나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적법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며, 하도급 구조 전체를 입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일괄하도급 위반에 대한 행정상 제재는 결코 가볍지 않다. 건설산업기본법상 일괄하도급은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의 처분사유가 된다. 실제 법원도 일괄하도급은 영업정지 또는 이에 갈음하는 과징금의 대상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등록말소 사유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이는 처분의 법적 근거와 제재 수준을 엄격히 구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처분을 받은 건설사업자는 별도로 공공건설공사에 대한 하도급 참여가 제한될 수 있으며, 그 제한기간은 2년 이내에서 정해진다.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건설사업자에게는 단순한 과징금보다 향후 수주 및 협력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형사책임도 문제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을 위반하여 일괄하도급한 경우에는 같은 법의 벌칙규정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은 일괄하도급 금지 위반죄에서 ‘하도급한 자’란 원칙적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자를 뜻한다고 보아, 금지되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시점에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실제 착공이나 시공의 진행 여부만을 기다려 형사책임의 성립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공사범위와 시공·관리 주체를 명확히 검토해야 하며, 계약 명칭을 용역계약, 협력계약 또는 장비·인력 공급계약으로 바꾸었다고 해 실질적인 하도급관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형사책임의 적용범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사업자’가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뜻한다는 점을 전제로, 무등록업체에 공사를 일괄해 맡긴 사안에서 일괄하도급 금지 위반죄는 등록한 건설사업자가 등록한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일괄하도급한 경우에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는 무등록업체에 대한 공사 맡김이 적법하다는 뜻이 아니다. 무등록 건설업자와의 관계에서는 무등록 영업, 명의대여, 직접시공 의무 위반, 도급계약상 책임, 안전·품질 관련 책임 등 별도의 중대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해당 판결의 취지를 일부 형사구성요건의 적용범위로 한정해 이해해야 한다.

일괄하도급 의심을 받거나 행정조사를 받는 경우에는 대응의 출발점을 ‘계약서 문구’가 아니라 ‘현장의 객관적 실태’에 둬야 한다. 원도급자가 실제로 수행한 업무와 책임을 시간순으로 복원해 입증할 자료를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

현장소장·건설기술인 배치자료, 출퇴근 기록, 현장회의록, 공정표, 작업지시서, 품질시험성과서, 안전관리계획 및 점검자료, 자재 발주·검수자료, 장비 투입자료, 기성관리자료, 하도급 통지 및 승인자료, 원도급자의 비용 지출자료 등이 대표적이다. 원도급자가 현장에 인력을 배치했다는 형식적 자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실제로 품질·안전·공정·자재·장비·노무를 어떻게 통제했는지를 보여 줘야 한다.

행정청이 위반사실을 전제로 처분절차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처분사유의 특정, 적용 법령, 사실인정의 근거, 조사절차의 적법성 및 재량행사의 상당성을 구분해 다퉈야 한다.

우선 주된 공사가 무엇인지, 원도급자가 직접 시공한 부분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하도급 구조가 시행령상 허용되는 분할하도급에 해당하는지 살펴야 한다. 이어 현장관리·계획·조정 기능이 실질적으로 수행됐는지에 관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위반이 일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위반 경위, 기간, 시정조치, 고의성의 정도, 안전·품질상 실제 위험 발생 여부, 과거 처분 전력, 하수급인 보호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해 영업정지 기간 또는 과징금 부과 여부와 액수에 관한 재량감경을 구할 필요가 있다.

예방의 관점에서는 수주 단계부터 하도급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원도급자는 공종별 하도급 범위와 직접시공 범위를 공정표 및 실행예산에 명확히 반영하고, 현장별로 실질적인 관리조직과 권한 배분을 갖춰야 한다.

하도급계약 체결 전에는 상대방의 등록 업종과 시공자격을 확인하고, 필요한 발주자 서면승낙과 하도급 통지를 빠짐없이 이행해야 한다.

공사 진행 중 하도급 범위가 변경되는 경우에도 사후적으로 계약서를 정리하는 방식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변경 전 적법성 검토와 서면화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수익성 악화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특정 업체에 현장 운영 전반을 넘기는 관행은 단기적 편의와 달리 행정·형사·민사상 복합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일괄하도급 규제의 본질은 원도급자가 자신의 이름과 등록만 제공하고 실제 공사를 제3자에게 넘겼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건설사업자는 하도급을 활용하더라도 원도급자로서 계획·관리·조정 및 시공책임을 실질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뒤에는 형식적 계약관계보다 객관적인 현장 운영자료가 대응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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