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윤동근 기자) 군인성범죄는 더 이상 내부 문제로만 다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6년 4월 군 성고충 대응 체계 개선 토론회를 열면서, 국방부가 2015년 성고충전문상담관 제도를 도입하고 2022년에는 성폭력 예방·대응 전담조직을 신설했음에도 군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공개한 2024년 여군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는 괴롭힘·성희롱·성폭력 피해 발생 시 병영생활상담관·성고충전문상담관·양성평등담당관에게 알렸다는 응답이 22.9%에 그쳤고, 담당기관 대응에 만족하지 못한 이유로는 지휘계통 영향권과 전문성 부족이 주로 지적됐다.
법적으로도 군인성범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군형법은 군인 등을 상대로 한 강간, 강제추행, 준강간·준강제추행 조항을 별도로 두고 있고, 강간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군대 내에서 발생한 성적 접촉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군기문란이나 내부 징계 사안으로만 축소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군 조직의 위계성과 폐쇄성이 함께 고려되면서, 일반 형사사건에 준해 엄중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무에서 더 중요한 점은 군형법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방부 징계기준에 따르면 강간은 파면 또는 해임까지 가능한 중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강제추행,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성폭력 범죄 역시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 등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이처럼 군인 성범죄는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신분상 불이익이 병행될 수 있어, “합의로 마무리된다”거나 “징계로 끝난다”는 식의 단순한 인식은 위험하다.
판례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대법원은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죄가 성폭력처벌법상 성폭력범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고,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등록대상자로서 신상정보 제출의무가 발생한다고 봤다. 즉 군인 신분이라고 해서 일반 성범죄자에게 적용되는 법적 효과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군형법과 성폭력 관련 일반법이 함께 적용되는 구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의택 대표변호사는 “군인성범죄는 군 조직 특성상 진술 하나, 보고 경위 하나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고, 형사처벌뿐 아니라 징계와 신분상 불이익까지 함께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초동 대응이 특히 중요하다”며 “비교적 가볍게 생각하기 쉬운 사안도 결과적으로 신상정보 등록이나 중징계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와 증거 구조를 초기에 정확히 정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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