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행 사건에서 상해진단서가 제출되더라도 자연 치유가 가능한 경미한 부상이거나 단순 통증 호소에 불과하다면 상해죄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진단서 발급 경위와 폭행의 인과관계를 엄격히 따지므로, 양측 모두 진료기록과 CCTV 등 구체적 증거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다투어야 합니다.
폭행 사건에서는 상해진단서가 핵심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병원 진료 후 ‘2주 진단’이나 ‘염좌’, ‘타박상’ 등의 내용이 담긴 진단서를 제출하면 단순폭행이 아닌 상해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상해진단서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는 있어도, 진단서만으로 곧바로 폭행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형법상 상해죄는 사람의 신체에 상해를 입힌 경우 성립하며, 유죄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 선고될 수 있다. 반면 단순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같은 몸싸움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상해’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사건의 방향과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법원은 단순히 아프다고 호소했다는 사정만으로 상해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판례상 상해는 신체에 손상이 발생했거나, 신체 기능에 실제 장애가 생긴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상처가 매우 경미하고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면 상해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크지 않더라도 피해자의 나이, 건강 상태, 치료 경과 등을 종합했을 때 실제 신체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상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상해진단서와 관련한 핵심 쟁점은 단순히 진단서가 제출됐는지가 아니라, 그 내용이 실제 사건과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있다. 법원과 수사기관은 진단 시점이 사건 직후인지, 진단서에 적힌 상처 부위와 피해자가 주장하는 폭행 내용이 일치하는지, 기존 질환이나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증상은 아닌지 등을 함께 살펴본다. 또 이후 실제 치료가 계속됐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특히 피해자의 통증 호소만을 중심으로 발급된 진단서라면 객관성과 신빙성에 대해 더 엄격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
실무에서는 폭행 직후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상처 사진이나 진료기록, 처방전, CCTV, 목격자 진술, 사건 직후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함께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진단서만 제출하는 데 그치기보다, 해당 상해가 언제 어떤 폭행으로 발생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 반대로 피의자 측에서는 진단서 발급 시점과 치료 경과, 상해 부위와 실제 사건 내용이 서로 맞아떨어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해진단서는 폭행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증거지만, 그 자체로 상해죄가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라면 진단서와 함께 사진, 진료기록, 목격자 진술 등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빠르게 확보해야 하고, 피의자라면 진단서의 발급 경위와 실제 치료 경과를 면밀히 살펴 사실관계를 다투는 전략이 필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강천규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