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의 불송치 결정 시 피해자는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 단계에서 사건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감정적 호소보다 불송치 사유를 분석해 누락된 객관적 증거와 관계 맥락을 체계적으로 보완해야 하며, 증거 유실을 막기 위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성범죄나 스토킹, 교제폭력 사건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피해자에게 큰 좌절감을 남긴다. 어렵게 고소장을 제출하고 조사를 받았는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으면, 사건이 그대로 끝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불송치 결정이 곧 모든 절차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소인이나 피해자는 불송치이의신청을 통해 사건을 검찰 단계에서 다시 살펴보도록 요청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는 경우,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에게 그 취지와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 통지를 받은 사람은 고발인을 제외하고, 해당 사법경찰관이 소속된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함께 보내야 한다.
다만 이의신청은 단순히 '억울하다'고 다시 호소하는 절차가 아니다. 먼저 불송치 이유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인지, 객관증거 부족인지, 범죄 성립요건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빠진 증거, 조사되지 않은 참고인, 피해 직후의 메시지, 통화녹음, 병원 진료기록, 상담기록, CCTV나 위치기록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 피해자 사건에서는 신고 이후에도 상대방의 회유나 압박, 반복적인 연락이 이어지는 일이 적지 않다. 성범죄나 교제폭력 사건의 특성상 피해 직후 곧바로 신고하지 못하거나 관계 정리 과정에서 신고가 늦어지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단순히 초기 대응이나 신고 시점만을 이유로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이의신청 단계에서는 피해자가 왜 즉시 대응하지 못했는지, 관계의 특성상 어떤 압박이 있었는지, 사건 이후 일상과 심리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사실관계로 정리해야 한다.
불송치이의신청에는 현행법상 별도의 신청기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CCTV가 삭제되고, 통화기록이나 주변인 진술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 공소시효 문제도 있기 때문에 통지를 받은 뒤에는 불송치 결정의 이유부터 확인하고, 수사기록에서 빠진 부분을 중심으로 빠르게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불송치이의신청은 경찰 판단에 대한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수사에서 누락된 사실과 증거를 다시 구조화해 검찰 단계에서 재검토를 요청하는 절차이다. 특히 성범죄나 교제폭력 피해자는 진술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관계의 맥락과 피해 이후의 변화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결정 이유부터 확인하고 증거를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도움말: 성지파트너스 여울 여성특화센터 윤보현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