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학대 신고와 교권침해가 하나의 사건 안에서 동시에 문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생활지도를 둘러싼 갈등이 형사절차와 교권보호 절차로 각각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교사는 한쪽 절차에서는 아동학대 피의자로, 다른 절차에서는 교육활동 침해 피해자로 판단받을 수 있다.
논쟁의 중심에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행위가 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행위를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정도, 또는 그러한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행위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정서적 학대 여부가 행위 당시 상황과 반복성, 지속시간, 아동의 연령과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판단된다는 점이다. 신체적 접촉이 없는 언어적 행위도 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수 있어 교사의 생활지도와 형사처벌 대상 행위 사이의 경계를 두고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2023년 개정 초·중등교육법에는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를 아동복지법상 금지행위로 보지 않는 내용이 반영됐다. 2024년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통해 교육감이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한 아동학대 사건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됐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해당 행위가 법령과 학생생활지도 고시, 학교 학칙 등에 따른 정당한 교육활동인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무에서는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가 교권침해 문제와 함께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 동일한 생활지도 행위에 대해 학부모는 아동학대를 주장하고, 교사는 반복적인 민원이나 보복성 신고에 따른 교육활동 침해를 주장하는 구조다.
이 경우 형사절차와 교권보호 절차의 판단은 별도로 이루어진다. 형사사건에서 혐의없음이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교권침해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교권침해가 인정됐다고 해서 형사책임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각 절차가 적용하는 기준과 판단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두 절차에서 다루는 사실관계는 상당 부분 중복될 수 있다. 교사가 교육상의 필요에 따라 생활지도를 했는지, 해당 행위가 학교 규정과 고시에 부합했는지, 신고 이전에 어떤 민원이나 갈등이 있었는지 등이 모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교사라면 형사절차와 징계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별도의 징계절차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초기부터 각 절차에 필요한 사실관계와 자료를 구분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지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도 초기에 확보해야 한다.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상담기록과 생활지도 기록, 학칙과 관련 규정, 동료 교사나 학생의 진술 등은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교육 목적과 질서유지를 위한 행위였다는 점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신고 경위 역시 살펴봐야 한다. 특정 요구를 거절한 직후 신고가 이루어졌거나 반복적인 민원과 함께 신고가 제기된 경우라면 교육활동 침해 여부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사실관계에 따라 교권보호 절차나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대응이 문제될 가능성도 있다.
아동학대 사건과 교권침해 사건은 별개의 절차이지만,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을 때 형사사건의 방어만을 따로 준비하기보다 징계와 교권보호 절차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 초기 확보된 기록과 진술이 이후 각 절차의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장예준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