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의 집이나 원룸 등에 무단으로 들어가 성폭력을 저지른 경우 일반적인 강간죄보다 무거운 처벌이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성관계가 주거 공간에서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주거침입강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법적으로 주거침입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성폭력처벌법 제3조는 형법상 주거침입죄를 범한 사람이 강간이나 유사강간, 준강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 강간죄의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무거운 수준이다.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는 단순히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 출입했는지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출입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을 종합해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해치는 방법으로 들어갔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공동주택의 공동현관을 비밀번호를 입력해 출입하는 경우에도, 출입 권한이나 허용 범위 등을 종합해 주거침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범행이 이루어진 순서도 주거침입강간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대법원은 주거침입강간 등이 성립하려면 주거침입 행위가 먼저 이루어진 후 강간 등의 범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강간 범행을 먼저 저지른 뒤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침입강간죄가 아닌 강간죄와 주거침입죄가 각각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사건에서는 출입문이나 공동현관 CCTV, 출입기록, 도어록 사용 내역, 당사자 사이의 메시지 등을 통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주거에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출입한 적이 있거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현재의 출입까지 당연히 적법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국 주거침입강간 사건에서는 성폭력 여부와 함께 주거에 들어간 방법과 경위, 침입과 성폭력 행위의 선후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적용되는 죄명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사건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거침입강간은 단순히 주거 공간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주거침입이 성립하는 출입이 있었는지, 침입 이후 강간 등의 범행으로 이어졌는지 등 시간적 순서와 구체적인 행위 경위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유한) 성지 파트너스 강천규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