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측이 허위 고소를 주장하며 무고죄로 역고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단순히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무고죄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성범죄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는 가해자 측이 무고죄를 '역공의 무기'로 삼기 때문이다. 무고죄 고소를 통해 피해자의 진술을 흔들거나 심리적 압박을 가해 고소 취하를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
형법상 무고죄는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결과적으로 범죄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고소 당시 ‘허위임을 알면서도’ 신고했는지 여부다. 즉, 실제 피해를 입었다고 믿고 신고했다면 설령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무고죄 성립은 어렵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물리적 증거가 부족하고 진술 중심으로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진술의 신빙성’이 중요한 쟁점이 된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 측이 적극적으로 허위고소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법원은 고소인의 진술 경위, 당시 상황, 이후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이처럼 가해자 측이 무고죄를 방어 수단이나 압박 도구로 활용하면서, 성범죄 피해자들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여성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건 이후의 심리적 충격과 사회적 시선만으로도 신고를 망설이게 되는데, 여기에 '허위 고소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압박까지 더해지며 정당한 피해 신고 자체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수사기관 역시 무고죄 적용에 있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은 고소인의 진술이 일부 과장되거나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무고죄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또한 최근에는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 문제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피해자가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기억의 공백이 존재하는 경우, 이를 이유로 허위고소로 몰아가는 시도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만으로 무고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기본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사건을 피해자 중심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피해 사실이 개인의 삶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고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과 성범죄 특유의 상황적 특수성을 법적 판단 과정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위고소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무혐의 결과를 넘어, 고소 당시 허위라는 인식과 처벌 목적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한다. 피해자가 사실에 근거해 신고한 경우라면 무고죄로 처벌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므로, 위축되지 말고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법률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성지파트너스 여울 여성특화센터 장예준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