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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최승준 변호사의 건설법률 상식-11] 설계변경·공사범위 변경 시 추가대금 청구 전략
- 국토일보
- 2026-02-03
|최승준 성지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설계변경·공사범위 변경으로 인한 추가대금 청구는 “발생 자체를 인정받는 것”과 “얼마나, 어떻게 받아내는지”라는 두 단계의 싸움이다. 따라서 법리는 물론, 초기 설계 단계부터 준공 후 정산·소송 단계까지 단계별 전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설계변경·공사범위 변경으로 인한 추가대금이 인정되기 위한 기본 법리는 비교적 일관되게 정리돼 있다. 첫째, 당초 계약 범위를 넘어선 추가·변경 공사가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 둘째, 그 추가·변경 공사에 대하여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별도의 약정, 적어도 묵시적 합의가 인정돼야 한다. 셋째, 그로 인해 공사비가 증가했다는 점과 증가한 비용의 산정 근거가 증빙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법원은 ‘당초 계약에 없던 공사’와 ‘당초 계약 범위 내 공사의 질·방법 변경’을 구분해, 전자는 추가공사대금의 대상이 되지만 후자는 원칙적으로 기존 도급액 범위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총액도급, 특히 ‘일체의 추가공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약정이 있는 경우 실무에서는 추가대금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오해되지만, 판례와 해석은 보다 유연하다. 우선, 공사범위 자체가 증가한 경우, 예를 들어 시공면적이 늘어나거나 애초 예정되지 않았던 공종이 추가된 경우에는 통상 추가공사로 인정돼 별도의 대금 청구가 가능하다.
또 설계도서의 내용과 실제 현장 상태가 일치하지 않아 설계변경이 불가피하거나, 발주자의 필요에 따라 증축·시설물 추가가 이뤄진 경우 등 도급인의 필요·귀책에 기인한 설계변경이라면, ‘추가공사 일체 불인정’ 조항이 있더라도 그 효력이 제한되거나 무효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결국 핵심은 ‘당초 계약이 예정하지 못한 위험과 범위의 확대’인지 여부이며, 이 부분을 사실관계와 도면, 내역서를 통해 치밀하게 구성해 둬야 한다.
한편 단가도급에서는 전략이 조금 다르다. 단가계약의 경우 공사물량이 늘어나면 그 증가된 수량에 단가를 곱해 대금이 자동 조정되는 구조이므로, 별도의 ‘추가공사 약정서’가 없더라도 설계변경·공사범위 변경으로 인해 수량이 증가한 부분에 대해 추가대금을 청구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넓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계약상 예정된 공종·공법의 범위 내 물량 증가’인지, 아니면 ‘새로운 공종의 추가 또는 성질상 다른 공사’인지 구분해 주장·입증 방향을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같은 마감재라도 급이 전혀 다른 자재로 교체한 경우, 단순 물량 증가가 아니라 품질·사양 변경에 따른 단가 재협상 사안으로 포섭하는 편이 유리하다.
판례는 추가공사대금 청구에서 ‘합의의 존재’를 가장 엄격하게 본다.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당초 도급액을 초과하는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수급인이 현실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들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며, 당사자 사이에 추가공사 시행과 대금 지급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있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본다. 이때 약정은 반드시 형식적인 ‘추가계약서’일 필요는 없고, 현장소장의 지시와 ‘추후 정산’ 약속, 이메일·메신저·회의록, 설계변경 승인 문서 등 일련의 정황을 통해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수 있다.
실제 하도급 현장에서 현장소장이 계약서에 없는 공사를 지시하며 “나중에 정산하자”고 한 사안에서, 법원은 추가공사 사실과 그에 대한 지시·정산 약속이 인정되는 경우 추가공사대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사후에 제출된 공사비 실정보고서만으로는 계약금액 조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하급심 판결도 있는 만큼, 사후 정산서 한 장으로 승부를 보려 하기보다는 사전·진행 중 합의의 흔적을 남겨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공공사의 경우에는 별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국가·지방자치단체 발주 공사는 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 및 표준도급계약에서 설계변경과 계약금액 조정에 관한 절차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고, 실무상 추가공사비 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설계변경이라는 실체적 요건과 더불어 계약금액 조정 신청이라는 절차적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예컨대 설계도서와 현장 상태 불일치, 설계 누락·오류, 사업계획 변경으로 인한 추가 시설물 설치 등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설계변경 지시서나 설계변경 내역서를 근거로 ‘계약금액 조정 요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고 준공 후에 일괄적으로 ‘추가공사비 정산 내역’만 제출한 경우, 설계변경이 실질적으로 있었다 하더라도 법원이 추가대금 청구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공사 초기 단계부터 ‘추가공사 트리거’를 설정해 두는 것이다. 첫째, 설계도서·내역서 단계에서 공사범위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범위 외 공사에 대해서는 별도 견적·합의를 거치기로 하는 조항을 둬야 한다.
둘째, 설계변경·현장조건 변경·발주자 요구 변경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설계변경 요청서, 변경내역서, 변경 전·후 도면 및 물량산출서를 작성해 ‘이 변경이 추가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셋째, 변경사항이 미미하더라도 일정 금액 또는 비율 이상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단가 재협상 또는 계약금액 조정 요청을 하도록 사내 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변경 발생–서면 기록–금액 조정 협의’의 루틴을 시스템화해 두면, 나중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추가대금 청구의 출발선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도급 구조에서는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추가공사대금 회피가 자주 문제된다. 예를 들어 종합건설사가 하도급계약서나 현장설명서에 ‘추가공사대금은 일체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두고, 계약서에 없는 공사를 반복적으로 지시하면서도 나중에는 ‘계약상 인정할 수 없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 하수급인은 단순히 ‘공사 많이 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공사가 당초 내역에 없었는지, 누가 어떤 경위로 지시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정산 약속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입증해야 한다.
또한 발주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설계변경 강요나 부당 감액은 하도급법·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러한 법령 위반 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의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추가대금 청구를 준비할 때 민사소송만 염두에 둘 것이 아니라, 행정·공정거래 절차를 병행하는 전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송 단계에서는 ‘법리 싸움’ 못지않게 ‘증거 설계’가 승패를 가른다. 첫째, 추가·변경 공사가 실제로 수행됐음을 입증할 수 있는 도면, 사진, 시공일지, 감리보고서, 공정표 변경 내역을 정리해야 한다. 둘째, 추가공사에 대한 합의·승인과 관련해 현장회의록, 메신저 대화, 이메일, 견적서·발주서·세금계산서 등을 체계적으로 묶어 ‘합의 타임라인’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증액된 공사비의 구체적인 산정 구조를 물량산출서, 단가표, 구입 세금계산서 등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대략 이 정도’가 아니라 ‘이 내역대로면 이만큼’이라는 그림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특히 총액도급 계약에서는 법원이 ‘당초 도급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만큼, 각 항목별로 추가공사인지 여부와 비용 산정 근거를 세밀하게 나눠 주장·입증해야 유리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실수는 ‘공사부터 하고 나중에 서류를 맞추려 하는 것’이다. 설계변경이나 공사범위 변경이 발생했을 때, 발주처의 눈치를 보거나 공기를 맞추기 위해 일단 시공부터 진행하고, 준공 무렵에 한꺼번에 추가공사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언급한 것처럼, 사후에 제출하는 실정보고서·정산서만으로는 추가대금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발주자가 “나는 그런 합의를 한 적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 수급인은 사실상 일방적인 주장에 그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추가·변경 공사를 실시하기 전 또는 최소한 착수와 동시에, 이메일·문자·공문 등으로 ‘설계·범위 변경의 내용과 그에 따른 비용 발생 가능성’을 통지해 두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사원문 : https://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328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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