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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최승준 변호사의 건설법률 상식-32] 명도소송과 부당이득금 청구, 실무상 포인트
- 국토일보
- 2026-07-07
|최승준 성지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임대차관계에서 명도소송이 문제 되는 전형적인 상황은 임대차가 적법하게 종료됐음에도 임차인이 계속 점유를 유지하거나, 차임을 수개월 이상 연체하면서도 계약해지 통보 이후 퇴거를 거부하는 경우이다.
주택의 경우 차임 2기분 이상 연체는 해지 사유가 되고, 상가임대차에서도 계약서나 특약에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장기간의 연체·무단전대·용도위반 등으로 임대인의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판례와 실무의 기본 입장이다.
실무에서는 ‘계약해지의 적법성’을 먼저 단단히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증명이나 문자 등을 통해 연체 사실, 해지 사유, 해지의 의사표시, 인도 요구 일자를 명확히 하고, 계좌 입금 내역을 연도별·월별로 정리하여 실제 연체 규모를 소명하는 작업이 선행되지 않으면 명도소송 자체의 승소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 계약서가 없더라도 사용·수익과 차임 지급이라는 실질적 관계가 존재하면 임대차로 인정되므로, “계약서가 없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오해를 실무에서 적극적으로 교정해 줄 필요가 있다.
임대차가 종료된 이후 임차인이 부동산을 계속 점유·사용하는 경우, 임대인은 명도청구와 함께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임대차가 종료된 뒤에도 임차인이 목적물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임대인이 차임 상당의 이익을 상실했다면, 그 기간 동안의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부당이득이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이익을 얻고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경우를 말하며, 적극적 증가뿐 아니라 발생했을 손실을 면한 소극적 증가도 포함된다는 점을 대법원은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
임대차 종료 후 점유를 계속하면서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은 차임 상당액만큼 재산상 손실을 면한 소극적 증가를 얻었고, 임대인은 그만큼의 손실을 입었으므로 부당이득 반환책임이 성립한다는 논리 구조이다. 다만 실무에서는 ‘실사용 여부’와 ‘목적물 구조·용도’에 따라 부당이득을 부인하는 판례도 있다.
예컨대 집합건물 공용부분을 독점 점유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오랫동안 공용부분은 구조상 별도의 임대 대상이 아니므로 다른 구분소유자가 차임 상당 이익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부당이득을 부인해 왔으나,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기존 입장을 변경해 공용부분 독점 점유에 대한 부당이득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는 부당이득이 단순한 기계적 ‘차임 상당액’ 산정이 아니라, 목적물의 구조, 통상의 임대 가능성, 임대인의 손해 발생 유무 등 실질을 종합적으로 본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당이득금 액수는 통상 ‘종료 후 점유기간 × 통상 차임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간헐적인 사용, 실제 영업 여부, 담보가치,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감액 또는 증액이 다투어질 수 있다.
실무에서는 차임 상당액 산정과 관련해 ① 계약서상 월차임, ② 주변 유사 물건의 임대료 시세, ③ 목적물 일부만 점유하거나 창고로만 사용하는 경우의 감액 가능성, ④ 공용부분과 같이 본래 임대 대상이 아닌 구조의 경우 부당이득 자체의 부인 여부를 치열하게 다투게 된다.
특히 임차인이 종료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짐 보관에만 사용하거나, 관리인 명의로 전전세를 주는 등 복잡한 구조가 개입된 사건에서는 ‘실질 이득이 있었는가’에 대한 판단이 결과를 갈라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소장 단계에서부터 종료 후 점유 방식과 실사용 내역을 사진·영상·세금계산서·전기·수도 사용량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명도소송이 ‘승소 판결을 받으면 끝나는 소송’이 아니라는 점도 실무상 반드시 강조해야 할 포인트다. 임대차 종료 후 명도소송을 제기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승소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사이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해 버리면 집행 단계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점유자가 바뀌면 기존 판결문은 새로운 점유자에게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고, 승소판결을 가지고 다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사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나 매각 절차가 지연되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절차가 바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명도소송 진행 중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보전처분으로, 집행 후에는 점유자가 실제로 바뀌더라도 가처분채무자는 가처분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여전히 점유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당사자항정효’를 가진다.
또한 가처분 이후 매매·재임대 등으로 점유를 승계한 제3자에 대해서는 본안판결 집행단계에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기존 판결문으로 제3자의 점유를 배제할 수 있어, 별도의 재소송 없이 한 번에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제3자가 채무자의 점유를 강제로 침탈한 경우에는 승계집행문 부여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채무자와 제3자가 통모해 가장한 점유 이전인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승계집행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사실관계 소명이 중요하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신청서 작성과 담보 제공, 현장 집행까지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나, 실무상 비용과 시간은 명도소송 전체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신청서에는 임대차계약 종료, 차임 연체, 무단점유 등으로 인한 명도청구권이 존재한다는 점과, 임차인이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할 우려가 있어 보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하며, 법원으로부터 담보제공명령을 송달받으면 지급보증위탁계약 등을 통해 담보를 제공하게 된다.
통상 1~2주 내에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고, 집행관을 통해 현장에서 공시서 부착 등 점유이전금지 표시가 이루어지면 그 이후 점유 이전에는 강력한 법적 제약이 가해진다. 명도소송을 선임할 때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패키지로 함께 진행하는 실무 관행은 이러한 필요성에 기반한 것으로, ‘소장을 제출한 이후’가 아니라 사건 초기 전략 단계에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절차다.
보다 긴급한 사안, 예를 들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일부 점유자의 명도 거부로 공정이 중단되거나, 명도집행 후 재침입, 합의금 지급 후에도 명도 거부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인도단행가처분을 고려하게 된다.
인도단행가처분은 본안 판결을 기다릴 경우 권리자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거나 급박한 위험이 존재할 때, 민사집행법상 특별히 허용되는 임시처분으로, 통상 2~3개월 내에 결정을 받아 점유를 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리구제의 속도 차이가 크다. 그러나 법원은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 수준을 일반 명도소송보다 훨씬 엄격하게 요구하며, 단순한 계약 해지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재건축 지연, 재침입, 사업자금 이자 부담 등 구체적이고 입증 가능한 손해 발생 사정을 제시해야 한다. 인용 결정 후에는 14일 이내에 강제집행을 신청해야 하고, 상대방이 집행정지를 받으면 집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처분 인용 이후의 집행 전략까지 한 번에 설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인도단행가처분은 ‘모든 명도사건에서 당연히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라, 급박성과 회복 곤란한 손해가 명확한 사건에 한해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할 특수 도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명도소송과 부당이득금 청구에서 또 하나의 실무상 포인트는 피고 범위를 어떻게 특정하느냐이다. 실무에서는 ‘현재 점유자 전원’을 피고로 삼는 것이 원칙이며, 등본상 세대원의 수, 초·중·고 학적부, 주민등록 등재 인원, 임차인의 진술 등을 종합해 실거주자를 특정해야 한다. 일부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승소 후 집행 단계에서 다른 점유자가 남아 있어 집행이 지연되거나 추가 소송이 필요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동거인이나 가족 중 일부의 인적사항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특정하고, 집행 과정에서 추가 점유자를 확인하여 승계집행문 또는 별도의 소송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함께 잔존물 처리, 열쇠 인도, 동거인 문제를 한 번에 정리하는 퇴거합의서·확인서를 받아 두면, 자진퇴거가 실패하더라도 추후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이 사실상 완벽에 가까워질 정도로 증거 구조가 강화되므로, 실무에서는 ‘소송 전 퇴거합의서 확보’를 중요한 포인트로 삼는다.
부당이득금 청구와 차임·손해배상청구를 어떻게 병합할지 역시 칼럼에서 짚어 줄 만한 실무상의 고민이다. 임대차 종료일까지의 연체 차임은 차임채권으로서 계약상의 이행청구이고, 종료 후부터 명도 완료일까지의 점유에 대한 차임 상당액은 부당이득 반환청구로 구성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기본 구조이다.
여기에 더해 임차인의 무단점유로 인해 임대인이 다른 임차인을 들이지 못한 손해, 재건축 지연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 등 특별 손해를 손해배상으로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는지 논의가 가능하다. 다만 실무에서 지나치게 여러 청구를 병합할 경우 입증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재판부가 손해액 산정에 부담을 느끼며 일부만 인정하거나 심리를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어, 통상은 종료 전 연체 차임과 종료 후 차임 상당 부당이득에 집중하고, 특별 손해는 입증이 비교적 용이한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청구하는 전략이 많이 활용된다.
종합하면, 명도소송과 부당이득금 청구를 설계할 때 실무자가 특히 유의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지 통보와 연체 내역 정리 등 ‘종료 요건’을 문서와 계좌 내역으로 명확히 해 두어 소송의 토대를 단단히 만드는 것, 둘째, 종료 후 점유 방식과 실제 사용 내역을 충분히 입증하여 차임 상당 부당이득 산정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 셋째, 명도소송을 시작하기 전 또는 동시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통해 점유자를 고정시키고, 필요시 인도단행가처분으로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는 것, 넷째, 현재 점유자 전원을 피고로 특정하고 자진퇴거 합의를 통해 집행 리스크를 줄이는 것, 다섯째, 연체 차임과 차임 상당 부당이득을 중심으로 청구 구조를 단순화해 입증과 재판 진행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사건을 설계한다면, 명도소송과 부당이득금 청구는 단순한 ‘퇴거 소송’을 넘어 임대인의 손실을 실질적으로 회복시키는 정교한 권리구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원문 : http://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337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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