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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최승준 변호사의 건설법률 상식-31] 집합건물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와 분쟁 사례
- 국토일보
- 2026-07-01
|최승준 성지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집합건물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는 모두 ‘관리’를 담당하는 단체이지만, 적용 법률과 조직 구조, 권한 배분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분쟁의 양상과 해결 방법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집합건물법이 적용되는 오피스텔·상가·지식산업센터 등에서 관리단이 존재하면서 동시에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자대표회의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거나, 관리단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실상 관리단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관리 주체의 지위와 권한이 불명확해지고, 관리규약 및 회의결의의 효력이 문제되며, 공용부분 수익금 배분이나 공사·용역계약의 유효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당연히 구성되는 단체로서, 공용부분과 그 대지를 관리하고 관리규약을 제정·변경하며 관리인을 선임하는 중심 주체다. 관리단은 별도의 설립행위를 요하지 않고,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하면 자동으로 성립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법정단체로 이해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주택법·공동주택관리법이 적용되는 공동주택에서 입주자·사용자들로 구성돼 관리주체와의 관계에서 관리 전반을 심의·결정하는 기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론상 하나의 집합건물에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가 병존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아파트와 같이 공동주택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실상 관리단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판례는 관리단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를 관리단과 동일한 지위로 보기도 했는데, 서울행정법원은 그러한 상황에서 입주자대표회의를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으로 평가한 바 있다.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가 동시에 존재하거나 그 지위가 혼재되어 있을 때 가장 자주 문제되는 쟁점은 ‘누가 관리단의 지위를 갖는지’와 ‘어떤 결의를 통해 공용부분 관리행위가 정당화되는지’이다. 관리단이 법정단체라는 점은 분명하나, 실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주체가 별도 법인·주식회사 형태의 관리업체이거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실질적으로 관리단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권한의 귀속이 모호해진다. 이에 관해 어떤 주식회사가 관리단의 성격을 갖는다는 판례가 소개된 바 있는데, 분양자·시행사가 설립한 관리회사에 사실상 관리단의 기능과 권한을 집중시키고 관리규약으로 이를 승인한 사례에서 그 관리회사를 관리단으로 인정한 것이다. 반면, 관리단이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업체가 관리단집회 결의 없이 공용부분에 관한 중요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계약의 효력이 강하게 문제된다.
공용부분 관리행위와 관련해 최근 대법원은 관리인의 권한과 관리단집회의 결의 요건을 엄격하게 본 판결을 선고했다.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결정돼야 하고, 관리인은 그러한 결의를 집행하는 지위에 있을 뿐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했다.
이에 따라 관리규약에 특별히 위임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관리인이 관리단집회 결의 없이 관리업체 선정 등 공용부분 관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더욱이 대법원은 외부의 제3자인 관리업체가 관리단집회 결의의 존재 여부를 알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없는 공용부분 관리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시함으로써 관리단 회의결의의 중요성을 강하게 부각했다. 이는 실무상 관리소장이나 위탁관리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각종 공사를 집행하는 관행에 대해 경고적 의미를 가진다.
공용부분 수익금 배분과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관리단과 구분소유자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를 보다 명확히 정리했다. 집합건물법은 공용부분을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로 보고, 각 공유자는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지분 비율에 따라 공용부분에서 생기는 이익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4년 선고된 중요판결에서 대법원은 공용부분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원칙적으로 구분소유자들에게 그 지분비율에 따라 귀속하며, 특별한 관리단집회 결의나 규약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는 공용부분 수익금을 보관하고 있는 관리단을 상대로 자신의 지분비율에 상당하는 수익금 지급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원심은 수익금 분배를 위해서는 별도의 관리단집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보아 청구를 배척했으나, 대법원은 공용부분 수익금이 이미 구분소유자의 고유한 권리에 속하는 이상 별도의 분배 결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이를 파기환송했다. 다만, 관리단집회의 결의나 규약으로 공용부분 수익금을 관리비용·분담금 등에 충당하기로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라 수익금이 처리되고, 이때 구분소유자는 직접 지급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설시했다. 실무에서 관리단이 공용부분 수익금을 장기간 보관하면서 구분소유자에게 분배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판례 이후 구분소유자의 개별지급청구 소송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관리단 집회의 소집·결의 절차도 분쟁의 중요한 소재이다. 집합건물법은 관리단집회의 소집과 결의 요건에 관해 규약과 법률을 통해 기본 틀을 제시하고 있는데, 최근 대법원은 서면결의 요건 충족 여부와 관련된 사건에서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의 해석을 상세히 다루었다.
해당 사건은 관리단이 분양자인 동시에 다수의 미분양 세대를 소유한 자를 상대로 하자보수비 등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으로, 서면결의 방식으로 하자소송과 관련된 관리단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가 문제됐다. 대법원은 서면결의가 허용되는 범위와 그 형식·내용상 요건을 엄격하게 보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서는 그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이는 관리단이 분양자를 상대로 하자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집회의 소집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 서면결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도, 형식적 요건을 철저히 갖추지 못하면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입주자대표회의 관련 분쟁에서도 회의 소집·공고·결의 절차의 위법성이 민형사상 책임과 연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위법한 입주자대표회의 소집 공고문을 회장이 제거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이 공고문을 제거한 행위가 정당한지 여부를 다루면서,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의 소집 절차와 구성원의 알권리, 그리고 회장의 권한 남용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판례 경향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공동주택관리법상 공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해 회의 절차 위반을 단순한 내부 문제로 보지 않고 입주자들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평가하는 흐름을 반영한다. 나아가, 회장의 일방적 공고문 제거 행위가 관리주체와 특정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또는 위법한 소집을 시정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지가 쟁점이 되며, 각 사안별로 세밀한 사실관계 분석이 요구된다.
집합건물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의 분쟁은 민사·행정·형사 영역을 포괄한다. 예컨대 관리인은 관리단을 대표해 공용부분을 무단 점유·사용하는 제3자를 상대로 방해배제청구(철거 및 인도소송)를 제기할 수 있는데, 대법원은 관리인의 이러한 소송수행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그 권한이 관리규약 및 관리단집회 결의에 근거해야 함을 전제한다.
한편, 관리규약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과 동일한 지위에서 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대표자의 선임 절차와 결의 요건이 하자 있는지 여부가 소송능력·당사자적격의 쟁점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분쟁은 통상 구분소유자들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과 맞물려 집합건물의 장기적 관리구조를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구조적 진단과 제도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실무적으로는 관리규약과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의 의사결정 구조를 재점검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이다.
첫째,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의 적용 범위, 해당 건물이 집합건물인지 공동주택인지, 그리고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 중 어느 단체가 1차적 관리권한을 가지는지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둘째, 관리규약에 관리인의 권한과 관리단집회 결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공용부분 관리에 관한 중요한 계약(관리업체 선정, 대규모 공사, 장기수선계획 변경 등)에 대해 관리단집회 결의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조항을 두어야 한다.
셋째, 공용부분 수익금의 귀속과 처리 방식에 관해 규약 및 관리단집회 결의로 명시적으로 정함으로써, 구분소유자의 지급청구권과 관리비용 충당 구조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회의 소집·공고·서면결의 절차를 법령과 판례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문서화해, 추후 분쟁 시 절차적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건을 수임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판례와 제도적 구조를 토대로 각 사건의 쟁점을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상가건물에서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 분쟁이 발생하면, 우선 관리단의 성립 여부와 구성원, 관리규약의 내용, 현재 관리 주체의 실질적 지위(관리회사·입주자대표회의 등)를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공용부분 관리행위(공사·용역계약, 수익금 배분, 관리비 부과 등)가 어느 단체의 어떤 결의를 통해 이뤄졌는지, 관리규약상 권한 위임이 있었는지, 회의 소집과 결의 방식이 적법했는지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법원과 고등법원의 최근 판례가 제시하는 기준을 적절히 인용하여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의 지위와 권한을 정리하면, 법원과 입주민에게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결국 집합건물의 안정적 관리와 공정한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관리규약과 회의결의의 적법성을 전제로 한 투명한 관리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기사원문 : http://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336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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