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최승준 대표변호사 

예상치 못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것은 그 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이다.

특히 2021년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진이 

책임 회피의 방패막이 아닌 직접적인 법적 대상이 되면서 

기업의 대응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 법은 태안화력발전소 사망 사고, 이천 물류창고 화재,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들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더 이상 단순한 ‘사고’로 치부하지 않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담고 있다.

이전까지는 산업안전보건법이 현장 관리자나 사업주 수준에서 

책임을 물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 경영의 최상단에 있는 

‘경영책임자’에게 직접적으로 형사책임과 경제적 책임을 묻는다. 

이를 위해 기업은 단순한 서류작업이나 형식적 절차를 넘어서,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전 예방 중심의 이 법은 기업이 재해가 일어나기 전부터 

리스크를 줄이고, 구조적 예방체계를 실질적으로 

갖추도록 요구한다.

경영자는 안전보건 방침 수립, 전담 인력 배치, 정기 점검과 

위험성 평가, 유해요인 제거, 비상 대응 계획 수립, 근로자 

의견 반영 등 다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법령 

준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정기적인 

교육 및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예방만큼 중요한 것이 ‘재해 발생 이후의 대응’이다. 

만약 중대재해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실무적 조치가 요구된다.

첫째, 안전보건관리 체계가 실제로 운영되고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와 자료를 신속하게 정비하고 제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수사기관은 재해 직후 빠르게 임의제출 요청이나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위험성 평가 기록, 점검 내역, 종사자 

의견 반영 자료 등은 평소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둘째,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흐름과 안전관리 시스템 운영 실태를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대표이사 외에 안전 관련 

최고 책임자(CSO)를 별도로 지정해 둔 경우, 해당 인사의 

실질적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현장조사, 자료요청, 소환조사 등에 임할 때는 모든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되, 무리하거나 불필요한 진술은 삼가고 법률 

전문가와의 긴밀한 조율을 통해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일관된 진술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넷째, 수사기관이 가장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항목은 사고와 

경영자의 안전의무 불이행 간 인과관계다. 이 부분에서 관련성을 

줄이기 위해, 사고 원인과는 무관한 위험요소까지 포함해 책임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철저한 증거와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기업은 수사기관의 조사와 동시에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실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향후 사법 

판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중대재해 관련 수사는 근로감독관, 경찰, 검찰 등 다양한 기관의 

협업으로 이뤄지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나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함께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초기 대응부터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해, 

각 단계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단순히 처벌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산업 

현장 전반의 문화와 시스템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법의 집행은 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 여부에 따라 엄중히 작동하며, 

이는 곧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